리서치

매매는 식고 월세는 뜨거워진다, 2026년 봄 주택시장의 두 얼굴

BLOC|2026년 7월 18일

봄 주택시장은 한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았다. 매매시장에서는 고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숨 고르기가 나타났고, 임대시장에서는 전세 공급 부족과 월세 전환이 동시에 진행되며 체감 부담을 키웠다. 숫자는 비교적 분명하다. 매매가격은 아직 상승 중이지만 힘이 약해졌고, 임대차시장은 월세 중심으로 더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전월세 누적 거래량 중 월세 거래량 비중 68.3%는 이번 흐름을 가장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숫자다.

매매시장, 상승은 남았지만 탄력은 줄었다

3월 전국 주택 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0.35% 상승했다. 표면만 보면 상승세가 이어진 셈이다. 그러나 세부를 보면 온도 차가 크다. 수도권은 0.61% 올랐지만, 최근 상승률이 높았던 서울 강남권과 경기 일부 지역에서는 상승폭이 둔화되거나 하락 전환했다. 비수도권은 5개광역시 0.10%, 기타지방 0.08%로 소폭 상승에 머물렀다.

구분3월 주택 매매가격 변동률
전국+0.35%
수도권+0.61%
5개광역시+0.10%
기타지방+0.08%

이 숫자가 말하는 핵심은 단순한 상승·하락이 아니다. 가격대와 지역에 따라 매수세가 갈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리포트는 노원처럼 전월 대비 +1.7%를 기록한 지역을 언급하며, 주택담보대출이 6억 원까지 가능한 매매가격 15억 원 이하 지역에서는 상승세가 이어졌다고 설명한다. 반대로 지난해 많이 오른 서울 및 경기 일부 고가 지역은 하락 기대가 반영되기 시작했다.

지역별 주택 매매가격지수 변동률과 3월 지역별 비교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2~3월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의 변화다. 서울 전체는 +0.09%p였지만, 강남구는 -0.74%p, 서초구는 -0.51%p, 과천은 -0.56%p로 나타났다. 시장 전체가 무너졌다고 볼 수는 없지만, 가장 먼저 달렸던 지역에서 먼저 힘이 빠지는 전형적인 국면이다.

지역2~3월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 증감
서울+0.09%p
강남구-0.74%p
서초구-0.51%p
과천-0.56%p

이 배경에는 두 가지 요인이 겹쳐 있다. 첫째,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시행 전 매도하려는 물량이 늘었다. 둘째, 매수자는 가격 하락 가능성을 보기 시작했다. 공급자는 서둘러 내놓고, 수요자는 기다리는 구조가 되면 거래는 쉽게 늘지 않는다. 호가가 내려가도 매수자가 확신하지 못하면 시장은 가격보다 먼저 거래량에서 굳는다.

거래량은 회복보다 관망에 가깝다

2월 전국 주택 매매 거래량은 5.8만 건이었다. 6개월 만에 다시 6만 건을 하회했다는 점이 중요하다. 전월 대비로는 전국이 2% 감소했고, 비수도권은 -10%로 수도권 -2%보다 더 큰 폭으로 줄었다. 매물이 늘었는데 거래량이 따라오지 못했다는 것은, 시장 참가자들이 같은 가격을 보고 있지 않다는 뜻이다.

항목수치
2월 전국 주택 매매 거래량5.8만 건
전월 대비 전국 거래량-2%
전월 대비 수도권 거래량-2%
전월 대비 비수도권 거래량-10%

매물이 늘어나는 것과 거래가 회복되는 것은 다르다. 지금은 매도 증가와 매수 대기가 동시에 나타나는 장이다.

2월 전국 아파트 거래량은 4.5만 건으로 전월 대비 6.9% 감소했다. 다만 누적 거래량은 35.4% 증가했고, 직전 5년 2월 평균과 비교하면 8.8% 증가했다. 그래서 거래시장을 무조건 침체라고만 보기는 어렵다. 거래의 절대 수준과 비교 기준에 따라 해석이 달라진다.

지역별 주택 매매 거래량과 증감률

눈여겨볼 것은 매수우위지수다. 연초 이후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피하려는 매물이 늘면서 매수우위지수가 급락했지만, 3월 들어 하락세가 다소 주춤했다. 리포트는 이를 가격 하락 지역을 중심으로 매수자가 일부 증가한 영향으로 해석한다. 즉, 가격이 내려오면 수요가 완전히 사라지는 시장은 아니다. 다만 그 수요는 이전처럼 추격 매수에 가깝지 않고, 할인과 조건을 따지는 수요에 가깝다.

전세시장은 공급 부족의 압력이 이어진다

전세시장은 매매시장보다 더 뚜렷한 상승 압력을 보였다. 3월 전국 주택 전세가격은 전월 대비 0.31% 상승했다. 2월 상승률 +0.26%보다 높아졌다. 수도권은 +0.43%, 비수도권은 +0.25%로 모두 상승했다. 지난해 3월 이후 장기간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구분3월 전세가격 변동률
전국+0.31%
수도권+0.43%
비수도권+0.25%

전세시장의 문제는 수요가 갑자기 폭발했다기보다 공급되는 전세 물량 자체가 부족하다는 데 있다. 임대물량의 상당수가 월세로 전환되고, 전세자금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임차인의 선택지도 줄어든다. 전세를 찾는 사람은 있는데 전세 물건은 줄고, 남은 물건의 가격은 오른다. 이 구조에서는 가격 상승이 단기간에 진정되기 어렵다.

지역별 주택 전세가격지수 변동률 추이와 3월 비교

KB전세수급지수는 2020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도권은 27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며 공급 부족 상황을 대변했다. 전세수급지수의 상승은 단순한 심리 지표가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 임차인이 체감하는 물건 부족과 맞닿아 있다. 특히 매매시장에서 관망세가 커질수록 주거 이동 수요가 임대차시장에 머물 가능성이 높아져 전세 압력은 더 커질 수 있다.

월세 비중 68.3%, 임대차 구조가 바뀌고 있다

이번 자료에서 가장 강한 신호는 월세시장이다. 전월세 매물이 줄어드는 가운데 월세 비중은 여전히 임대차 거래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2월 전국 주택 전월세 거래량은 25.3만 건으로 전월과 비슷했고, 이 중 월세 거래량은 17.7만 건이었다. 전월세 누적 거래량 중 월세 비중은 68.3%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항목수치
2월 전국 전월세 거래량25.3만 건
2월 월세 거래량17.7만 건
전월세 누적 거래량 중 월세 비중68.3%
수도권 아파트 월세 거래 비중50.7%

월세 비중이 오른다는 것은 단지 계약 형태가 바뀐다는 뜻에 그치지 않는다. 가계의 주거비 지출 구조가 목돈 중심에서 현금흐름 중심으로 바뀐다는 의미다. 전세는 큰 보증금을 요구하지만 월세는 매달 지출이 발생한다. 금리와 대출 규제가 결합되면 임차인은 전세자금대출을 활용하기 어려워지고, 임대인은 월세 수익을 선호하게 된다. 그 결과 월세 전환은 더 빨라진다.

아파트 월세가격지수 변동률과 서울 아파트 전월세 매물 추이

수도권 아파트 월세가격지수도 상승했다. 3월 기준 서울 0.9%, 경기 0.9%, 인천 1.1%가 전월 대비 올랐다. 리포트는 수도권 아파트 월세가격지수가 5개월 연속 상승했다고 설명한다. 갭투자 금지와 신규 입주물량 감소로 전월세 매물이 모두 줄었지만, 아파트 월세 매물 비중은 48%로 여전히 높았다. 4월 서울 아파트 전월세 매물은 3만 건, 이 중 49%가 월세 매물이었다. 2025년 4월의 40%와 비교하면 월세화가 더 뚜렷해졌다.

항목수치
3월 서울 아파트 월세가격지수+0.9%
3월 경기 아파트 월세가격지수+0.9%
3월 인천 아파트 월세가격지수+1.1%
아파트 월세 매물 비중48%
4월 서울 아파트 전월세 매물3만 건
4월 서울 아파트 월세 매물 비중49%
2025년 4월 서울 아파트 월세 매물 비중40%

분양시장은 양극화, 미분양은 질이 나빠진다

분양시장도 숫자만 보면 전월보다 나아졌다. 3월 전국 아파트 분양물량은 1.9만 호로 전월 0.6만 호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그러나 이는 2월 분양물량이 크게 저조했던 데 따른 기저 효과가 크다. 지난해 월평균 분양물량인 2.2만 호에는 여전히 미치지 못했다.

항목수치
3월 전국 아파트 분양물량1.9만 호
2월 전국 아파트 분양물량0.6만 호
지난해 월평균 분양물량2.2만 호
2월 전국 청약 경쟁률4.8대 1
서울 청약 경쟁률36.4대 1

청약 경쟁률은 지역별 양극화가 뚜렷했다. 2월 전국 청약 경쟁률은 4.8대 1로 지난해 12월 이후 4~5대 1 수준에서 횡보했다. 그런데 서울은 강서, 노원, 영등포 등에서 36.4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국 평균은 낮게 정체되어 있는데 서울만 높은 경쟁률을 보이는 구조다. 이는 실수요가 완전히 사라진 것이 아니라, 입지와 가격에 대한 선별이 강해졌다는 뜻이다.

아파트 분양물량 추이와 지역별 1순위 청약 경쟁률

더 중요한 위험 신호는 미분양의 성격이다. 2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아파트는 6.6만 호로 횡보했다. 숫자 자체는 급증하지 않았다. 그러나 준공후 미분양 아파트는 3.1만 호로 늘었고, 전체 미분양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7.3%까지 상승했다. 준공후 미분양 비중은 2022년 11월 11.0%에서 가파르게 높아졌다.

미분양 총량보다 더 무거운 신호는 준공후 미분양 비중 47.3%다. 팔리지 않은 집이 완성된 뒤에도 남아 있다는 뜻이다.

준공후 미분양은 시행·시공사와 금융권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분양 전 미분양은 가격 조정, 마케팅, 조건 변경으로 대응할 여지가 상대적으로 크다. 반면 준공후 미분양은 이미 자금이 투입되고 시간이 지난 물량이다. 지역 수요가 약한 곳에서는 할인 분양이나 임대 전환 같은 후속 조치가 필요해질 수 있다.

대출은 늘지 않고, 금리는 내려오지 않는다

금융 지표는 매매시장의 관망세를 뒷받침한다. 3월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934.9조 원으로 전월과 같았다. 월별 증가액은 2026년 1월 -0.6조 원, 2월 +0.3조 원, 3월 +0.0조 원으로 둔화됐다. 주택시장 내 관망세가 확대되고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기조가 이어지면서 대출 증가폭이 줄어든 것이다.

항목수치
3월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잔액934.9조 원
2026년 1월 주담대 월증감액-0.6조 원
2026년 2월 주담대 월증감액+0.3조 원
2026년 3월 주담대 월증감액+0.0조 원
3월 전세자금대출 잔액165.5조 원
3월 전세자금대출 월감소액4천억 원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165.5조 원으로 전월 대비 4천억 원 감소했다. 전세물량 감소와 전세자금대출 한도 제한이 맞물리며 7개월 연속 전세자금대출 월증감액이 축소됐다. 전세대출이 줄어드는 것은 전세 수요가 약해졌다는 의미만은 아니다. 전세 물건이 부족하고 대출 접근성이 낮아지면, 수요가 월세로 이동할 수 있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규모 추이

금리도 부담이다. 2월 예금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 신규 취급액 기준은 4.30%로 전월 대비 0.01%p 상승했다. 지난해 6월 이후 8개월 연속 상승이다. 1월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29%로 전월 0.27%보다 0.02%p 높아졌다. 연체율 자체가 급격히 높다고 단정할 수준은 아니지만, 금리 부담이 누적되는 국면에서는 작은 변화도 주의해서 볼 필요가 있다.

블록의 관점: 지금 시장은 ‘상승장’보다 ‘선별장’이다

이번 자료를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매매는 선별적으로 식고 임대는 구조적으로 뜨거워지는 시장이다. 전국 매매가격이 0.35% 올랐다는 숫자만 보면 상승장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강남구, 서초구, 과천의 조정 신호와 거래량 둔화, 전망지수 하락은 시장의 힘이 약해졌음을 보여준다.

반면 임대차시장은 다른 방향이다. 전세가격은 오르고, 전세수급지수는 높아지고, 월세 비중은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월세 비중 68.3%와 수도권 아파트 월세 거래 비중 50.7%는 임대차시장의 중심축이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세가 사라진다는 식의 과장은 경계해야 하지만, 전세의 상대적 희소성이 커지고 월세의 비중이 높아지는 흐름은 분명하다.

투자자와 실수요자가 봐야 할 체크포인트는 다르다.

  • 실수요자는 매매가격 상승률보다 거래량과 호가 조정 폭을 함께 봐야 한다.
  • 임차인은 전세 물건 수, 월세 전환 속도, 대출 가능 금액을 동시에 확인해야 한다.
  • 투자자는 미분양 총량보다 준공후 미분양 비중과 지역별 청약 경쟁률의 차이를 더 중요하게 봐야 한다.
  • 대출을 활용하는 매수자는 금리 4.30%와 연체율 0.29%가 보여주는 자금 부담의 누적을 계산에 넣어야 한다.

당시 시장에서 가장 위험한 판단은 전국 평균만 보고 의사결정하는 것이다. 전국 매매가격은 올랐지만 고가 지역은 조정되고, 전국 청약 경쟁률은 낮지만 서울은 36.4대 1을 기록했다. 전국 미분양은 횡보했지만 준공후 미분양은 늘었다. 평균은 방향을 보여주지만, 실제 의사결정은 지역·가격대·자금 조건의 조합에서 갈린다.

결국 2026년 봄 주택시장은 한쪽으로 단순하게 기울어진 장이 아니다. 매매시장에는 가격 조정의 기회와 거래 정체의 위험이 동시에 있고, 임대시장에는 공급 부족과 월세 부담이라는 압력이 남아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상승과 하락 중 하나를 찍는 전망이 아니라, 어떤 지역과 어떤 가격대에서 수요가 남아 있는지, 그리고 그 수요가 매매로 갈지 임대로 머물지 구분하는 일이다.

출처: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 KB주택시장리뷰-2026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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