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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물류센터, 공급 과잉의 끝에서 임차인 선별의 시장으로

BLOC|2026년 9월 3일

수도권 물류센터 시장은 더 이상 “많이 지으면 채워지는” 시장이 아니다. 2024년 공급은 줄었지만, 모든 센터의 가치가 함께 회복되는 국면도 아니다. 누가 임차하느냐, 어떤 권역에 있느냐, 상온과 저온 중 무엇을 담을 수 있느냐가 자산의 운명을 가르는 시기로 들어섰다.

2025년 수도권 물류센터 시장의 핵심은 공급량보다 수요의 질과 임차인의 지속성이다.

공급 둔화보다 중요한 것은 임차 구조의 재편

리포트가 먼저 짚는 변화는 공급이다. 2024년 수도권 신규 공급 면적은 전년 대비 33% 감소했고, 공급 건수는 95건에서 51건으로 줄었다. 공급 과잉 논란이 컸던 물류센터 시장에서 숫자만 보면 숨통이 트이는 흐름이다. 여기에 2만 평 이상 대형 자산 비중이 10%p 증가하며 대형화도 동시에 진행됐다.

하지만 공급이 줄었다는 사실만으로 시장 회복을 말하기는 어렵다. 리포트는 인허가 건의 85%가 미착공이라고 적시한다. 이는 향후 공급이 더 위축될 수 있다는 신호이지만, 동시에 이미 시장에 나온 자산 안에서도 임차 수요가 선별적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커졌다는 뜻이다.

항목리포트 수치
2024년 수도권 신규 공급 면적전년 대비 33% 감소
공급 건수95건 → 51건
2만 평 이상 대형 자산 비중10%p 증가
인허가 건 중 미착공 비중85%
2024년 수도권 물류센터 거래액전년 대비 12% 감소
NPL 성격 거래 비중전체 거래의 약 38%
외국계 자본 참여총 거래의 40% 이상 직·간접 참여

거래 시장도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2024년 수도권 물류센터 거래액은 전년 대비 12% 감소했다. 특히 전체 거래의 약 38%가 경·공매, 채무인수 등 NPL 성격 거래였다는 점은 명목상 거래가 있었더라도 정상적인 투자 수요가 충분히 회복됐다고 보기 어렵게 만든다. 평당 매각가는 저온센터 중심으로 하락했으나 전반적인 가격 조정폭은 제한적이었다는 설명도 붙어 있다. 매도자와 매수자 사이의 기대 가격 차가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수도권 물류센터 하이라이트는 공급 둔화와 거래 위축, 임차인 재편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수도권 물류센터 시장 하이라이트

이 흐름의 핵심은 단순한 공급 사이클이 아니다. 상온 물류센터와 저온 물류센터의 공실률 격차, 스펙이 우수한 자산으로의 수요 집중, 기존 우량 자산 재계약 수요 증가 가능성이 함께 언급된다. 2025년부터 신규 공급이 급감하면 좋은 입지와 스펙을 가진 기존 자산은 협상력이 회복될 수 있다. 반대로 수요 니즈와 맞지 않는 저온 센터는 공실 장기화가 이어질 수 있다.

3PL은 최대 임차 업종으로 굳어지고 있다

2024년 수도권 물류센터 임차 시장에서 가장 두드러진 업종은 3PL이다. 리포트에 따르면 3PL 임차 면적 비중은 2023년 37.7%에서 2024년 40.0%로 상승했다. 전체 업종 중 가장 높은 비중이다. 이커머스는 총 임차 면적이 증가했지만 비중은 27.2%에서 25.9%로 낮아졌다. 유통은 7.0%, F&B는 6.9%로 제시된다.

업종2024년 비중 또는 변화
3PL40.0%, 2023년 37.7%에서 상승
이커머스25.9%, 2023년 27.2%에서 하락
유통7.0%, 소폭 감소
F&B6.9%, 소폭 증가
3PL 내 중소 물류사전체의 74%
이커머스 내 쿠팡 비중전체의 55%
F&B 기타 업체 비중66%

3PL의 확대는 단순히 택배사가 창고를 더 쓰는 현상이 아니다. 이커머스 외주 물류, 해외직구와 역직구, 당일배송, 풀필먼트 서비스가 복합적으로 늘면서 전문 위탁 물류의 역할이 커졌다는 뜻이다. 주요 임차인으로는 CJ대한통운, 롯데글로벌로지스, LX판토스 등 대형 물류사가 언급된다. 동시에 중소 물류사가 전체의 74%를 차지한다는 점도 중요하다. 시장이 대형사만의 독주가 아니라 전문성과 지역 네트워크를 가진 중소 사업자까지 포함하는 다층 구조라는 의미다.

업종별 주요 임차인 비중 증감과 권역별 구성은 3PL이 수도권 전체에서 가장 넓은 저변을 가진 임차 수요임을 보여준다.

업종별 주요 임차인 비중과 권역별 구성

3PL 수요 확대의 배경에는 택배 물동량 회복이 있다. 리포트는 팬데믹 기간 급증했던 택배 물동량이 2021년 한때 둔화됐지만, 2022년부터 다시 빠르게 반등했다고 설명한다. 2023년에는 약 22.5% 성장, 2024년에는 성장률이 낮아졌지만 16% 성장을 이어갔다. 국민 1인당 연간 택배 이용 횟수도 2023년 100회를 돌파한 뒤 2024년에는 116회까지 늘었다.

택배 물동량과 1인당 택배 이용 횟수 추이

이 수치는 물류센터 수요가 단순한 경기 민감 업종의 수요가 아니라 생활 방식 변화와 연결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다품종 소량 주문, 빠른 배송, 반품 처리, 재고 분산 관리가 일상화되면 물류센터는 더 넓어지고 더 복잡해진다. 특히 풀필먼트 센터는 단순 보관 공간이 아니라 입고, 피킹, 포장, 출고, 반품까지 처리하는 운영 인프라다. 그래서 입지는 소비지에 가까워지고, 시설은 자동화와 고층 랙, 차량 동선, 작업 효율을 더 중시하게 된다.

이커머스는 성장하지만 모두가 성장하지는 않는다

이커머스는 여전히 수도권 물류센터의 핵심 수요처다. 다만 리포트가 강조하는 지점은 “이커머스 임차 면적 증가”가 “이커머스 비중 확대”로 곧장 이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2024년 이커머스는 전체 임차 면적의 25.6%를 차지했지만 전년 대비 비중은 소폭 감소했다. 앞서 업종별 비중에서는 27.2%에서 25.9%로 낮아진 흐름이 제시된다.

이 변화는 이커머스 자체의 쇠퇴가 아니라 성장의 속도와 주체가 바뀐 결과에 가깝다. 온라인 상품 판매액은 여전히 증가하지만, 2022년 이후 국내 온라인 소매판매는 안정화 단계에 들어섰고 한 자릿수의 완만한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고 리포트는 설명한다. 특히 여행, 레저, 이쿠폰 등 무형 서비스 중심 매출이 늘면서 보관이 필요한 상품군의 물류 수요 증가 속도는 예전만큼 빠르지 않다.

온·오프라인 소매판매액과 온라인 침투율 추이는 이커머스 시장이 폭발 성장기에서 안정 성장기로 이동했음을 시사한다.

온·오프라인 소매판매액과 온라인 침투율 추이

더 중요한 것은 경쟁 구도다. 리포트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쿠팡과 네이버의 양강 체제로 재편되는 흐름을 짚는다. 선두 업체들은 공격적인 물류 투자로 지배력을 강화하지만, 후발주자와 중소 규모 업체들은 성장 한계로 적극적인 물류센터 확장에 나서기 어렵다. 실제로 이커머스 임차 면적에서 쿠팡은 전체의 55%를 차지하는 가장 큰 임차인으로 제시된다.

이커머스 업체 매출 추이와 쿠팡·네이버 매출 비중은 임차 수요가 업종 전체보다 상위 사업자 중심으로 집중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대목은 물류센터 투자자와 임대인에게 중요하다. “이커머스 수요가 있다”는 말만으로는 부족하다. 어떤 이커머스인지, 자체 물류망을 강화하는 선두 사업자인지, 3PL 협업으로 운영 효율을 높이는 중견 사업자인지, 아니면 확장 여력이 제한된 업체인지에 따라 임대 안정성이 달라진다. 같은 이커머스라도 임차인의 재무 체력, 배송 전략, 상품군, 반품률, 자동화 수준이 자산 가치에 반영되는 국면이다.

권역별 시장은 하나의 수도권이 아니라 다섯 개의 다른 시장이다

수도권 물류센터를 하나의 시장으로만 보면 놓치는 것이 많다. 리포트는 동부권, 서부권, 남부권, 북부권, 중부권의 역할을 명확히 구분한다. 이는 임대료와 공실, 임차인 교체 가능성, 향후 개발 전략을 판단하는 데 직접적인 기준이 된다.

동부권은 전통적인 물류 거점이다. 이천, 용인, 광주에는 대형 복합 물류센터가 밀집해 있고, 신규 공급이 제한된 지역으로 임대료 상승 압력이 존재한다고 리포트는 설명한다. 업종별로는 3PL과 패션 비중이 증가한 반면, 유통·이커머스·F&B는 소폭 감소했다. 3PL과 이커머스 물류센터는 덕평IC, 양지IC 등 영동고속도로 인근에 분포하고, F&B는 이천의 덕평IC와 호법JC 인근에 밀집한다.

동부권의 지도는 이천·용인·광주 축이 3PL과 이커머스의 핵심 분포 지역임을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동부권 주요 임차인 분포와 비중 변화

서부권은 이커머스 집중 지역이다. 2024년 기준 서부권에서 이커머스 업종의 임차 비중이 가장 높고, 3PL·유통·제조업이 뒤를 잇는다. 특히 인천에서는 쿠팡 등 이커머스 기업의 대형 임차가 활발하다. 인천항과 수도권 접근성을 동시에 가진 서부권은 해외직구와 역직구 물류의 전략적 거점으로 주목받는다. 리포트는 테무의 협력사로 알려진 시바로지스가 김포에 센터를 임차하며 국내 진출을 시작했다는 사례도 제시한다.

남부권은 제조업과 유통업 수요가 함께 나타나는 권역이다. 3PL과 이커머스 비중이 높고, 3PL은 증가했지만 이커머스는 소폭 감소했다. 남부권의 특징은 제조업 기반 대규모 임차가 지속된다는 점이다. 경부고속도로와 평택제천고속도로 접근이 쉬운 안성JC 인근으로 BMW와 삼성 계열 제조사들이 대규모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다이소 등 대형 유통기업의 신규 임차도 활발하다. 다만 홈플러스 물류센터 비중이 높아 향후 변동성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붙어 있다.

북부권은 출판과 이커머스가 함께 나타나는 시장이다. 이커머스 임차인이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했고, 출판, F&B, 제조업이 뒤를 이었다. 서울과 가까운 지리적 이점 때문에 수도권 북부 배송 거점으로 활용되며, 쿠팡은 고양시, 파주시, 남양주시에 센터를 두고 운영하는 것으로 언급된다. 파주 출판단지를 중심으로 출판 업종의 전통 거점 기능도 유지된다.

중부권은 규모는 작지만 수도권 중계 물류 허브로 기능한다. 3PL 비중이 높고, 3PL과 택배 임차인들은 대부분 군포복합물류화물터미널과 의왕 물류센터에 집중되어 있다. 2023년 4분기 공급된 안양물류센터에 쿠팡이 임차하면서 이커머스 비중도 소폭 상승했다. 반면 현대홈쇼핑이 기존 군포 물류센터를 화성으로 이전하면서 유통업체 비중은 감소했다.

권역별로 보면 수도권 물류센터 시장의 해법은 하나가 아니다. 동부권은 희소성과 복합 물류 기능, 서부권은 항만 접근성과 이커머스, 남부권은 제조·유통 기반, 북부권은 서울 접근성과 출판·이커머스, 중부권은 중계 기능이 핵심이다. 같은 연면적, 같은 준공 연도라도 권역의 수요 구조가 다르면 임대 전략도 달라져야 한다.

C커머스와 F&B가 만드는 새로운 수요의 방향

리포트는 C커머스를 3PL 수요 확대의 외부 요인으로 본다.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쉬인 등 중국 기반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이 2022년경부터 한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공세를 펼쳤고, 중국은 2022년 미국을 추월한 뒤 2023년 국내 해외직구 시장에서 5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설명된다. 해외직구 시장 규모도 2023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가별 온라인 쇼핑 해외 직접 구매액 동향과 온라인쇼핑 해외 직접 구매·판매액 추이는 중국 기반 플랫폼의 영향력이 커진 배경을 보여준다.

C커머스의 성장은 국내 이커머스에는 경쟁 압력이지만, 물류 부동산에는 별도의 수요가 될 수 있다. 리포트는 2025년 들어 테무의 협력사인 시바로지스가 김포한강신도시 물류센터와 장기 마스터리스 계약을 체결했고, 징둥로지스틱스도 인천과 경기 이천에 물류센터를 개설하며 국내 물류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설명한다. 직접 물류망을 모두 구축하기 어려운 C커머스 플랫폼이 국내 3PL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이는 3PL 임차 수요의 추가 동력이 된다.

또 하나의 축은 F&B다. F&B 업종은 전체의 6.9%로 소폭 증가했다. SPC GFS, 제떼, 오뚜기물류서비스, 현대그린푸드, CJ푸드빌 등이 주요 임차인으로 제시된다. 기타 업체 비중은 66%다. 리포트는 수도권 외곽 및 다거점 전략 기반의 장기 임차 계약이 많은 F&B 수요가 저온창고 공실 해소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본다.

F&B 주요 식자재 기업 매출 추이는 저온 물류센터 수요를 떠받치는 실물 소비 기반을 보여준다.

다만 이것을 저온 물류센터 전반의 회복으로 확대 해석해서는 안 된다. 리포트는 상온과 저온 물류센터 간 공실률 격차 심화, 공급 스펙과 수요 니즈의 불일치를 저온 물류센터 공실 장기화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한다. 즉 F&B 수요가 있다고 해도 모든 저온 자산이 같은 혜택을 받지는 않는다. 냉장 중심 구조 전환, BTS 방식, 수요 맞춤형 개발이 중요하다는 결론이 따라온다.

블록의 관점: 이제 물류센터 평가는 ‘면적’보다 ‘운영 가능성’이다

이번 리포트의 시사점은 분명하다. 첫째, 고스펙 자산 중심의 수요 쏠림이 심화된다. 고효율 설계, 전층 접안, 넓은 기준층 면적, IC 인접성 등 스펙 경쟁력이 뛰어난 자산은 빠르게 임대되는 반면, 저스펙 자산은 공실 장기화가 지속된다. 이는 투자시장에서도 양극화로 이어진다. 안정성이 높은 코어 자산에 자본이 몰리고, 우량 자산의 프리미엄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둘째, 2025년부터 공급 절벽 국면에 들어가면 기존 우량 자산의 재계약 수요가 유입될 수 있다. 리포트는 신규 공급 급감에 따라 스펙이 우수한 기존 자산에 대한 재계약 수요 증가와 임대료 인상 가능성을 언급한다. 다만 이는 모든 자산에 적용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입지와 설계가 수요에 맞는 자산에 한정된 회복이다.

셋째, 투자 판단의 중심축이 임대료와 공실률 같은 표면 지표에서 운영 가능성으로 이동한다. 과거에는 용적률, 시세 차익, 개발 규모가 핵심이었다면, 이제는 실제 임차인이 그 공간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해진다. 3PL은 대형 풀필먼트와 자동화 대응력을 본다. 이커머스는 소비지 접근성과 반품 처리 효율을 본다. F&B는 온도대, 위생, 동선, 냉장·냉동 설비의 현실 적합성을 본다.

3PL 임차인의 물류센터 확장 현황은 수도권에 집중되던 거점 개발이 비수도권으로 확산되는 흐름까지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물류센터 시장의 리스크는 “공급 과잉”이라는 한 단어로 설명하기 어렵다. 상온 우량 자산은 공급 둔화 속에서 회복 여지를 갖지만, 저온센터는 수요와 스펙의 미스매치가 풀리지 않으면 공실 부담이 이어질 수 있다. 이커머스는 성장하지만 상위 기업 중심으로 집중되고, C커머스는 국내 업체에는 부담이지만 3PL에는 기회가 된다. 유통은 일부 기업의 구조조정 가능성과 다이소 같은 성장 기업의 확장이 공존한다.

결국 수도권 물류센터의 다음 사이클은 입지, 스펙, 임차인 신용, 업종 성장성, 운영 적합성을 함께 읽는 시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 공급량만 보던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 좋은 물류센터와 어려운 물류센터의 차이는 이제 더 선명해질 것이다.

출처: Cushman & Wakefield · 2026 수도권 물류시장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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