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C 칼럼

법인을 이용한 건물 투자 전략 — 상속세 OECD 2위 한국에서 증여를 미리 준비하는 법

BLOC|2024년 3월 4일

안녕하세요. 서울 상업용 부동산 인사이트 미디어 BLOC입니다.

실제 건물 거래 사례를 들여다보면 10건 중 과반수가 법인 명의로 취득됩니다. 그런데 법인을 단지 "대출이 많이 나오는 도구" 정도로만 이해하는 투자자가 적지 않습니다. 한국이 OECD 국가 중 상속세율 2위라는 사실, 그리고 여기에 증여세·양도세까지 더하면 부의 세습 비용이 세계 최상위권에 속한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법인은 단순한 명의 선택이 아니라 "부의 세습 설계" 그 자체입니다.

법인 명의 건물 투자 전략과 상속세 OECD 비교를 보여주는 도식

법인의 양면성 — 이중과세라는 단점, 그리고 그 너머

흔히 듣는 말이 있습니다. "법인은 회사 돈이지 내 돈이 아니다. 결국 개인으로 가져오려면 이중과세를 맞는다." 맞는 지적입니다. 법인 자금은 개인의 현금처럼 임의로 인출할 수 없고, 무리하게 사용하면 세무조사라는 큰 징벌이 따라옵니다. 그럼에도 자산가들이 법인을 고집하는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고, BLOC은 이를 크게 세 가지 축으로 정리합니다.

첫 번째 축 — 가족 법인을 통한 사전증여 설계

자산가의 법인은 대부분 "가족 법인"입니다. 주주 구성을 배우자·자녀로 짜는 순간, 법인은 그 자체로 사전증여의 그릇이 됩니다. 일반적 매입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습니다.

  • 매매 계약 시점: 예정 대표자가 개인 명의로 계약금 지급, 잔금 전 법인 설립·명의변경 특약 삽입
  • 계약 완료 ~ 잔금 사이: 신규 법인 설립 후 한 차례 명의변경
  • 잔금 직전: 법인 명의 계약서를 토대로 은행 대출 감정
  • 잔금일: 원하는 레버리지를 활용해 취득

이때 자본금은 보통 1000만 원, 많게는 1억으로 설립합니다. 배우자, 대표자 본인, 자녀 1, 자녀 2를 주주로 구성하면 배우자에게는 6억까지 증여세 없이 증여가 가능하고, 미성년 자녀에게는 2000만 원까지 증여가 가능하므로 자본금 구성도 이 한도 안에서 짭니다. 부족한 매입 자금은 대표자가 가족 법인에 가수금으로 빌려주는 방식이 전형적입니다.

숫자로 그려보면 메커니즘이 선명합니다.

  • 자본금 1억으로 가족 법인 설립 (배우자, 대표자, 자녀 1, 자녀 2)
  • 100억 건물 매입
  • 3년 보유 후 130억에 매각
  • 100억 매입 시 대표자가 법인에 빌려준 가수금 회수
  • 세전 30억의 차익이 법인 유보금으로 남음
  • 자본금 1억짜리 회사가 30억 유보금을 보유한 회사로 가치 상승

그리고 자산가들은 이 사이클을 반복합니다. 지분 가치가 계속 상승하고, 점진적 확장으로 더 큰 유보금이 쌓이며, 자녀들의 증여 작업은 별도 이벤트가 아니라 "매입-매각 사이클의 자연스러운 부산물"이 됩니다. 가수금 이자에서 파생되는 약간의 증여세 이슈는 있지만, 큰 틀에서는 부담부증여와 유사한 구조라고 보면 됩니다. 시장에 "월세도 안 나오는데 왜 저렇게 대출까지 끼고 사느냐"는 의문이 도는 건물 가운데 상당수가 사실은 이 가족 법인 설계의 일부입니다.

자산가 가족 법인 사례 A — 강남 빌딩 3채를 개인·법인 명의로 보유한 구조

사례 A vs 사례 B — 자산이 크다고 세습이 쉬운 것은 아니다

BLOC이 현장에서 함께한 두 자산가의 구조를 비교해 보겠습니다.

고객 A는 부동산 자산만 1300억이 넘습니다. 강남 빌딩 3채를 보유하고 있고 시장가 기준으로는 1500억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중 400억 상당의 건물과 500억 상당의 건물 두 채는 본인 개인 명의이고, 나머지 한 채는 운영 법인이 들고 있습니다.

자산가 가족 법인 사례 B — 가족 법인이 빌딩 3채를 매입·매각하며 30억 차익을 만든 흐름도

고객 B는 매입 당시부터 대표자·배우자·자녀로 주주 구성을 짠 가족 법인으로 빌딩 3채를 매입했습니다. 그중 한 채는 한 차례 매각하여 세전 30억의 차익을 확보했고, 매년 배당으로 자금 출처를 만들면서 배당과 적절한 급여를 통해 얻은 수익으로 자녀 명의의 또 다른 꼬마빌딩을 매입하는 단계까지 진행했습니다. 현재 이 가족 법인이 보유한 2개 건물의 가치는 700억 원 수준이며, 법인이 보유한 모든 부동산의 지분에는 이미 배우자와 자녀의 지분이 섞여 있습니다.

위 케이스는 실제 가까운 고객의 이야기이며, 법인 설립부터 매입·매각까지 전체 과정을 BLOC이 함께 지켜본 사례입니다.

표면적인 자산 규모만 보면 고객 A가 압도적으로 우위입니다. 그러나 증여 단계에 들어서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고객 A는 사전증여 작업이 되어 있지 않아 개인 명의 건물을 증여·상속하거나, 양도 차익으로 자녀에게 현금 증여를 또 한 번 해야 합니다. 반면 고객 B는 처음부터 자녀 지분을 넣은 가족 법인이 매입·매각·재투자를 반복하면서, 설립 당시 자본금 대비 수백 배 상승한 "지분 가치"만 자녀에게 넘기면 세습이 마무리됩니다.

향후 증여를 하더라도 법인의 지분만 넘기면 안전하게 재산이 자녀에게 세습된다.

두 번째 축 — 레버리지 폭과 단일세율 법인세

대출 활용과 양도세·법인세 비교를 정리한 인포그래픽

두 번째 축은 대출 레버리지와 양도세 절감입니다. 개인은 RTI(임대 소득 요건) 규제 때문에 부동산 담보 대출 한도가 크게 묶입니다. 반면 법인은 신규 법인이라도 대표자 신용만 적정 수준이라면 담보가의 70~80%까지 대출이 가능합니다.

양도 단계에서는 격차가 더 벌어집니다. 법인은 개인과 달리 양도소득세가 아닌 단일세율 법인세를 납부합니다. 과표 2억 이하 9%, 2억 초과 200억 이하 19% 구간이 핵심입니다. 개인의 종합소득세·양도소득세 누진율과 비교하면 매입-매각 사이클을 짧게 가져갈수록 격차가 누적됩니다.

BLOC의 계산상, 법인이 명확하게 유리해지는 분기점은 개인 소득세 과표 40% 이상 구간에 진입할 때다.

개인 종합소득세 과세표준이 확장돼 온 흐름

종합소득세 과세표준은 계속 위로 확장돼 왔고, 45% 이상의 최고 구간이 추가될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한 해 10억을 벌었다면 건강보험료까지 포함해 절반 이상이 세금으로 빠진다는 의미입니다. 부동산을 취득하지 않더라도, 개인 소득이 일정 수준을 넘으면 법인 전환이 합리적인 이유입니다. 종소세 과세 구간이 40% 이상이고 근로소득 외 추가 소득이 있다면, 법인으로 유보금을 쌓아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이 현시점에서 가장 현명한 선택지에 가깝습니다.

세 번째 축 — 점진적 확장이 가능한 매입·매각 사이클

세 번째 축은 임대 사업자 관점에서의 점진적 확장입니다. 법인이 양도세가 아닌 단일세율 법인세를 부담한다는 사실은, 매입-매각 사이클의 "속도"를 바꿉니다.

법인으로 부동산 투자를 기획한다면, 개인으로 납부할 양도세를 유예하고 그 세금까지 포함하여 투자한다고 생각을 바꿔보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개인은 매입-매각 사이클을 짧게 가져갈 수 없습니다. 누진 양도세와 보유 기간 요건이 발목을 잡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법인은 오늘 매입해 내일 매각하더라도 단일세율 법인세만 부담하므로, 짧은 사이클을 반복하면서 하나의 빌딩에서 두 채, 세 채로 점진적 확장을 그려나갈 수 있습니다. 이중과세는 분명한 단점이지만, "개인으로 냈을 양도세를 유예한 것"이라는 시각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BLOC 시사점

많은 투자자가 법인을 "대출이 더 나오는 도구" 정도로만 이해합니다. 그러나 법인의 진짜 가치는 (1) 가족 법인 주주 구성을 통한 사전증여 설계, (2) 단일세율 법인세를 활용한 양도세 유예, (3) 매입-매각 사이클을 압축할 수 있는 점진적 확장에 있습니다. OECD 상속세 2위라는 환경에서 부의 세습은 정말 큰 부자가 아니라면 자동으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법인은 그 격차를 줄이기 위해 한국 자산가들이 가장 먼저 선택해 온 인프라이고, 부동산 투자로 자산을 확장하려는 모든 투자자는 결국 법인 설립이 필요한 구간을 한 번은 만나게 됩니다. BLOC은 이 글이 그 의사결정의 출발점에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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