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용 부동산의 회복은 ‘평균’이 아니라 우량 자산에서 먼저 온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을 한 문장으로 말하면, 거래는 줄었지만 돈의 방향은 더 선명해졌다. 전체 시장이 동시에 살아나는 국면은 아직 멀고, 투자자는 서울·오피스·우량 자산처럼 설명 가능한 곳으로 더 좁게 움직이고 있다.
2024년 상반기 시장의 핵심은 회복 기대와 불안 요인의 공존이다. 금리 인하와 공급 감소는 분명 우호적 신호지만, 부동산 PF 부실과 경기 둔화 우려는 투자자의 발을 붙잡는다. 그래서 지금의 시장은 “싸졌으니 사자”가 아니라, 버틸 수 있는 자산만 고르자에 가깝다.
거래는 줄었고, 선택은 더 까다로워졌다
2024년 1분기 상업용 부동산 거래 건수는 1.1만 건이었다. 전년 동기 대비 10.6% 감소했고, 2021년 고점인 2.4만 건과 비교하면 54.2% 감소했다. 시장 참여자 입장에서 체감되는 침체가 단순한 기분이 아니라 거래 데이터에 그대로 찍혀 있는 셈이다.
2024년 1분기 상업용 부동산 거래 건수는 2021년 고점 대비 54.2% 감소했다.
흥미로운 대목은 거래가 줄어드는 와중에도 평균 매매가격은 지난해 연말 대비 3.5% 상승했다는 점이다. 이는 시장 전반의 가격 반등이라기보다, 거래가 고가의 우량 자산 중심으로만 성사된 결과로 보는 편이 자연스럽다. 거래 표본 자체가 바뀌면 평균 가격도 올라갈 수 있다.

핵심 흐름은 아래처럼 정리된다.
| 지표 | 수치 또는 흐름 |
|---|---|
| 2024년 1분기 상업용 부동산 거래 건수 | 1.1만 건 |
| 전년 동기 대비 거래 건수 변화 | -10.6% |
| 2021년 고점 2.4만 건 대비 변화 | -54.2% |
| 2024년 1분기 평균 매매가격 변화 | 지난해 연말 대비 +3.5% |
| 서울 거래총액 비중 | 2022년 42.3% → 2023년 40.4% → 2024년 1분기 52.5% |
| 오피스 거래총액 비중 | 2022년 17.4% → 2023년 18.5% → 2024년 1분기 24.2% |
서울 비중이 52.5%까지 높아지고, 오피스 비중도 24.2%까지 올라간 것은 투자자의 방어적 태도를 잘 보여준다. 불확실성이 클수록 투자자는 덜 검증된 자산보다 임차 수요와 유동성이 확인된 자산을 선호한다. 지금 시장에서 “선별”은 선택지가 많아서 하는 것이 아니라,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불가피하게 하는 행동이다.
건축 허가와 착공 흐름도 중요하다. 상업용 부동산 건축 허가는 2021년 49.0㎢에서 2022년 47.1㎢, 2023년 33.5㎢로 줄었고, 착공은 2021년 37.1㎢, 2022년 31.1㎢, 2023년 17.9㎢로 더 크게 감소했다. 이는 당장의 경기는 약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일부 자산군에서 공급 부담이 완화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오피스: 공실률이 낮으면 회복의 명분이 생긴다
오피스는 이번 리포트에서 가장 방어력이 강한 자산군으로 읽힌다. 신규 공급 증가와 경기 침체 우려가 있음에도 임대가격과 공실률 지표가 양호하다. 특히 최근 1년 서울 오피스 평균 공실률은 2.88%로, 최근 5년 평균 4.81%를 크게 밑돈다.
이 수치가 중요한 이유는 간단하다.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결국 임대 현금흐름의 신뢰도에 크게 좌우된다. 금리가 높아져도 임차 수요가 단단하고 공실 위험이 낮다면, 매수자는 가격을 다시 계산할 근거를 얻는다. 반대로 공실이 늘고 임대료가 흔들리면 가격 조정은 더 길어진다.

리포트는 서울 오피스 수요가 안정적인 배경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재택근무 비율과 1인당 사무실 면적 증가를 제시한다. 2023년 평균 재택근무 일수는 0.4일로 글로벌 평균 0.9일보다 낮았고, 1인당 사무실 점유 면적은 2010년 4평에서 2020년 4.4평으로 늘었다.
| 오피스 관련 지표 | 수치 |
|---|---|
| 최근 1년 서울 오피스 평균 공실률 | 2.88% |
| 최근 5년 서울 오피스 평균 공실률 | 4.81% |
| 2023년 평균 재택근무 일수 | 0.4일 |
| 글로벌 평균 재택근무 일수 | 0.9일 |
| 1인당 사무실 점유 면적 | 2010년 4평 → 2020년 4.4평 |
다만 오피스라고 해서 모두 같은 오피스는 아니다. 대규모 공급이 제한된 상황에서 우량 오피스에 대한 선호가 이어질 수 있지만, 입지·임차인 구성·건물 등급에 따라 회복 강도는 달라진다. 지금의 오피스 회복론은 시장 전체의 낙관론이라기보다 우량 자산의 가격 재평가 가능성에 가깝다.
물류센터: 수요는 커졌지만 공급이 너무 빨랐다
물류센터는 수요와 공급의 시간이 어긋난 시장이다. 온라인 소비 확대와 이커머스 성장으로 물류 수요는 늘었지만, 2021년 이후 공급이 단기간에 급증하면서 공실 부담이 커졌다. 전국 택배 물동량은 2021년 36.3억 박스, 2022년 41.2억 박스, 2023년 48.6억 박스로 증가했다.
그러나 수요가 증가한다고 모든 공급이 바로 흡수되는 것은 아니다. A급 물류센터 공실률은 2021년 1%에서 2022년 10%, 2023년 19%로 빠르게 높아졌다. 특히 상온 물류센터의 2023년 공실률은 11%인 반면, 저온 물류센터는 42%로 제시돼 수급 불균형의 강도가 크게 다르다.

| 물류센터 관련 지표 | 수치 |
|---|---|
| 전국 택배 물동량 | 2021년 36.3억 박스 → 2022년 41.2억 박스 → 2023년 48.6억 박스 |
| 전국 택배 물동량 증가율 | 2021년 8% → 2022년 14% → 2023년 18% |
| A급 물류센터 공실률 | 2021년 1% → 2022년 10% → 2023년 19% |
| 2023년 상온 물류센터 공실률 | 11% |
| 2023년 저온 물류센터 공실률 | 42% |
| 2023년 물류센터 공급 규모 | 270만 평 |
2024년 이후에는 공급이 감소하면서 수급 불균형이 점진적으로 완화될 전망이다. 고금리 장기화, 공사비 인상, PF 부실로 미착공이 늘면 공급 감소폭은 더 커질 수 있다. 이는 기존 우량 물류센터에는 긍정적일 수 있지만, 이미 공실 부담이 큰 저온 물류센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물류센터 시장을 볼 때 중요한 구분은 수요가 증가하는 시장과 수익성이 회복되는 자산이 다르다는 점이다. 물동량 증가만 보고 접근하면 공실과 임대료 조정 리스크를 놓칠 수 있다. 입지, 온도대, 임차인 신용도, 준공 시점이 수익률을 가르는 핵심 변수가 된다.
상가와 오피스텔: 생활 수요가 있어도 투자 수요는 다르게 움직인다
상가는 소비 회복이라는 긍정적 표현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회복은 백화점과 무점포소매업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대형마트·슈퍼마켓·편의점·전문소매업은 올해 들어 하락세를 보였다. 이 때문에 오프라인 상권 내부에서도 업종 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2024년 1분기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7.3%다. 이는 팬데믹 이전 약 5.0%, 팬데믹 기간 약 6.0%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투자수익률은 2022년 1분기 1.47%에서 2023년 1분기 0.58%로 떨어졌고, 2024년 1분기 0.96%로 소폭 올랐지만 여전히 과거 대비 낮다.
소비가 회복돼도, 그 회복이 모든 상가의 임대 수요로 번지는 것은 아니다.

| 상가 관련 지표 | 수치 또는 흐름 |
|---|---|
| 소규모 상가 공실률 | 2018년 4.7% → 2020년 5.6% → 2022년 6.4% → 2024년 7.3% |
| 팬데믹 이전 소규모 상가 공실률 | 약 5.0% |
| 팬데믹 기간 소규모 상가 공실률 | 약 6.0% |
| 소규모 상가 투자수익률 | 2022년 1분기 1.47% → 2023년 1분기 0.58% → 2024년 1분기 0.96% |
오피스텔도 조정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2024년 1분기 매매 거래량은 0.7만 호로, 2021년 1분기 1.6만 호 대비 54.8% 감소했다. 2024년 3월 매매가격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4% 하락했고, 2022년 9월 이후 14개월 연속 하락했다.

오피스텔은 아파트 대체재 성격이 강해 주택시장 불확실성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특히 중대형, 즉 전용면적 60㎡ 초과 오피스텔은 주택 경기 변화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며 상대적으로 큰 폭의 하락을 기록했다. 반면 임대수익 목적의 투자 수요가 많은 소형 오피스텔은 우량 입지를 중심으로 회복 가능성이 남아 있다.
2024년 3월 기준 규모별 임대수익률은 그래프상 초소형 5.76%, 소형 5.31%, 중형 4.60%, 중대형 3.63%, 대형 3.29%로 나타난다. 가격 방어력과 임대수익률은 반드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그래서 오피스텔 투자는 면적대별로 목적을 분명히 구분해야 한다.
중소형 빌딩: 거래 회복처럼 보여도 질을 봐야 한다
서울 중소형 빌딩, 이른바 꼬마빌딩 시장은 표면적으로 일부 회복된 듯 보인다. 2024년 1분기 거래총액은 1.6조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8% 증가했다. 하지만 리포트는 투자 선호도가 낮은 권역의 저가 매물 중심으로 거래가 증가했다고 설명한다.
평균 매매가격 흐름을 보면 분위기가 더 명확하다. 서울 중소형 빌딩 평균 매매가격은 2023년 1분기 91.9억 원, 2분기 106.2억 원, 3분기 94.0억 원, 4분기 97.6억 원에서 2024년 1분기 85.6억 원으로 낮아졌다. 거래가 늘었다고 해서 고가 자산의 가격 회복이 확인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 중소형 빌딩 관련 지표 | 수치 |
|---|---|
| 2024년 1분기 서울 중소형 빌딩 거래총액 | 1.6조 원 |
| 전년 동기 대비 거래총액 증가율 | 39.8% |
| 서울 중소형 빌딩 평균 매매가격 | 2023년 1분기 91.9억 원 → 2분기 106.2억 원 → 3분기 94.0억 원 → 4분기 97.6억 원 → 2024년 1분기 85.6억 원 |
| 2024년 1분기 서울 중대형 상가 공실률 | 8.4% |
권역별 차이는 더 선명하다. 2024년 1분기 서울 권역별 가격 변동률은 전년 동기 대비 도심권 1.2%, 동남권 2.4%, 동북권 -0.3%, 서남권 -3.5%, 서북권 -2.1%였다. 거래총액 변동률은 도심권 47.4%, 동남권 27.2%, 동북권 57.5%, 서남권 74.0%, 서북권 82.2%로 나타났지만, 가격 변동률과 함께 보면 저가 매물 거래의 성격이 드러난다.
즉 중소형 빌딩 시장에서는 거래량 회복과 가격 회복을 분리해서 봐야 한다. 공실률 하락 등 일부 투자 여건은 개선됐지만, 부동산 호황기 상승한 가격 부담과 자산 가치 하락 우려가 남아 있다. 하반기 시장이 강하게 전환되기에는 모멘텀이 부족하다는 진단이 설득력을 갖는 이유다.
데이터센터: 가장 구조적인 수요, 가장 까다로운 공급
데이터센터는 다른 자산군과 결이 다르다. 상가나 오피스텔이 경기와 소비, 주택시장 심리에 크게 흔들린다면 데이터센터는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무선 트래픽이라는 구조적 수요에 기대고 있다. 리포트는 데이터센터 수요가 견조하며 성장 잠재력도 높다고 평가한다.
수요 변화 전망에서 AI 시장은 2023년 1.3조 원에서 2025년 1.9조 원, 빅데이터 시장은 2.7조 원에서 3.3조 원, 무선 트래픽은 65만TB에서 101만TB로 확대되는 흐름이 제시됐다. 국내 데이터센터 공급은 2023년 40개, 2027년 74개로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데이터센터의 문제는 수요가 아니라 공급이다. 2020년 이후 빠르게 증가한 공급 물량이 2024년 이후 순차적으로 준공을 앞두고 있으나, PF 시장 위축, 전력 부족, 민원 증가로 공급 건수가 예상치를 밑돌 가능성이 있다. 수도권은 집중 완화 정책의 영향을 받고, 비수도권은 인력 수급과 운영상 어려움이 있다.
| 구분 | 대규모 데이터센터 | 소규모 데이터센터 |
|---|---|---|
| 규모 | 토지 면적 약 2,000~3,000평, 연면적 약 1만 평 | 빌딩 내 3~4개 층 임차, 연면적 약 300평 |
| 개발 기간 | 평균 24~30개월 | 평균 3~6개월 |
| 전력 용량 | 40MW | 2~5MW |
| 전력 수신 절차 | 대용량 수신 예정 통지 → 한전 사전 검토 회신 → 전기 사용 신청 → 한전 공급 방안 검토 회신 → 전기 사용자 계약 체결 | 전기 사용 신청 → 한전 공급 방안 검토 회신 → 전기 사용자 계약 체결 |
| 민원 정도 | 전자파 및 소음 관련 민원 많음 | 주변 민원 적음 |
이 비교는 향후 시장의 방향을 암시한다. 대규모 데이터센터는 전력과 인허가, 민원 리스크가 크고 개발 기간도 길다. 반면 소규모 데이터센터는 개발 기간이 평균 3~6개월로 짧고 전력 용량도 2~5MW 수준이다. 도심 내 소규모 데이터센터, 냉각 기술 효율화, 친환경에너지 사용 수요가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은 이 구조와 맞물린다.
블록의 관점: ‘상업용’이라는 한 단어로 묶기 어려운 시장
이번 리포트가 주는 가장 큰 시사점은 상업용 부동산을 하나의 시장으로 말하기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오피스는 낮은 공실률을 바탕으로 회복의 근거를 만들고 있고, 물류센터는 수요 증가에도 공급 과잉의 후유증을 소화하고 있다. 상가는 소비 회복의 온기가 제한적으로만 전달되고, 오피스텔은 주택시장 불확실성에 묶여 있다. 중소형 빌딩은 거래가 늘어도 가격 회복을 단정하기 어렵고, 데이터센터는 장기 수요가 강하지만 공급 제약이 핵심 변수다.
따라서 독자가 지금 시장을 볼 때 가장 피해야 할 태도는 평균값만 보는 것이다. 평균 거래가격이 올랐다고 전체 시장이 회복된 것은 아니고, 거래총액이 늘었다고 투자심리가 돌아온 것도 아니다. 반대로 공실률이 높아졌다고 모든 자산군이 위험한 것도 아니다. 회복은 자산 유형별로, 권역별로, 규모별로 다르게 나타난다.
실무적으로는 세 가지 질문이 중요하다.
- 현금흐름이 방어되는가: 임대료, 공실률, 임차인 신용도가 먼저다.
- 공급 부담이 줄어드는가: 착공 감소와 준공 예정 물량의 실제 이행 여부를 봐야 한다.
- 가격 회복이 거래의 질로 확인되는가: 저가 매물 중심 거래 증가와 우량 자산 가격 회복은 다르다.
2024년 상반기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아직 본격 회복장이 아니다. 다만 오피스처럼 임대 지표가 좋은 자산, 공급 감소가 확인되는 일부 물류센터, 수요가 구조적으로 커지는 데이터센터는 다른 속도로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 결국 올해의 키워드는 회복보다 차별화다. 시장 전체가 동시에 좋아지는 장면을 기다리기보다, 어떤 자산이 왜 먼저 버티는지를 읽는 쪽이 더 현실적이다.
출처: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 KB상업용부동산시장 리뷰 - 2024년 상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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